어쩌다보니 하던 카페알바를 이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카페 아르바이트, 봄과 여름의 숙명은 생과일에 가깝습니다.
제철을 맞은 딸기와 곧 불어올 수박의 바람.
어떤 날은 근무 시간의 1/3을 과일 손질하기에 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딸기를 손질하다가 문득 든 생각.
단단하고 예쁜 애들을 모아 모아 상하지 않게 닦고 손질을 합니다.
이 딸기들은 케이크 같은 디저트에 올라가서 눈과 혀를 즐겁게 합니다.
또 무르고 상처입은 딸기를 모아 먹지 못할 부분은 도려내고
과육을 최대한 많이 남겨 베이스나 주스용 딸기로 사용합니다.
이 딸기들은 케이크 위에 올라가 화려한 쇼케이스에 전시되지는 못하지만
제자리를 찾아,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사용됩니다.
어떤 날은 상태가 좋은 딸기가 들어오고
어떤 날은 상태가 무른 딸기가 들어옵니다.
그날 그날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딸기들을 선별하여 케이크에 오르기 때문에
매일의 전시되는 딸기의 상태가 상이합니다.
상태가 좋던 딸기도 냉장고에서 하룻밤을 새면 푸석푸석 시들고
벽면에 지속적으로 눌린 딸기는 눌린 부분만 물러집니다.
그럼에도 그 딸기들은 전부 사용되고, 다음날과 그 다음날에도
새로운 딸기들은 매일같이 들어옵니다.
싱싱한 딸기들이 있습니다. 그런 딸기들 중에서도 밝은 쇼케이스에 진열되는
딸기는 일부입니다. 상태가 최상일 때 사용되어지는 딸기가 있는가 하면
시간에 의해 물러지거나 물리력에 의해 물러진 딸기일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상태가 무르더라도 쇼케이스에 전시되기도 하고, 예쁘게 손질되어 케이크 위에
올라가기도 합니다. 싱싱하더라도 주스나 베이스로 갈려 냉장고에 고이 갇히는
딸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냥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딸기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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